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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11 16:51
예술, 수작을 걸다- 일상과 미술의 소통
 글쓴이 : 한젬마
조회 : 1,315  



“화가는 술도 잘하고, 광기가 있어야하고, 그 삶은 좀 드라마틱하고...

미술이란 그래도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려진 게 제 맛이고, 그림이란 자고로 좀 읽히는 맛이있고, 감상의 이해가 되어야 한다.“

라고 생각지는 않은지....

이중에 몇 가지라도 공감한다면, 그 자체로 미술은 이미 저 멀리에 있다는 증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한때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활약하면서 명화 읽어주기의 주역이었던 적이 있었다.

90년대말, 그 당시는 우리나라에 현재 대중화된 도슨트도 없었고, 큐레이터라는 직업도 생소할 때였고, 미술감상에 대한 콤플렉스가 상당했던 시기였다.

게다가 경제적 발전이 문화예술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학창시절 무시하고 뒷 켠에 묻어두었던 미술이 사회적 관심의 주인공이 되면서 대중들에게 매우 신경쓰이는 분야로 들썩이던 때였다.

그다지 미술과의 인연이 많지 않고, 중요하지 않다고 확신하던 미술이 교양인의 필수로 자리를 비틀며 차지하려드니 많은 이들에게 불편하면서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도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볼 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림 읽기의 노하우를 알고 싶다. 그림을 보고 아는 척 좀 하고 싶다‘는 분위기의 최고조 시기였던 듯하다.

그 분위기는 2000년대 초반을 강타했다. 수많은 그림읽기 저서들이 쏟아져 나왔고, 수많은 그림 읽어주는 여자와 그림 읽어주는 남자들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그림을 읽어내는데 대중들이 얼마나 성공확률을 높혔는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읽혀낼 수 있는 만큼 창작자들이 읽을거리를 담아준 그림들이 많지 않기 때문. 고전이나 근대기까지에 대해서는 그래도 평론가 해설이 가능하지만, 주변에 그 흔한 현대 미술은 읽으려하다가 퇴짜맞았을게 뻔하니까. 미술의 속성은 근원적으로 전승과 계승이 아닌 파괴와 건너뛰기, 뛰어넘기에 있기에.

미술가들은 저마다 남다른 예술을 창조하겠다고 자신의 생을 걸고 달리는 인간들이다.

이 인간들은 새로움에 목매달고 벼랑끝을 자처하는 인간들인 것이다. 이들의 속성을 알고 접근을 해야 한다.

이런 인간들이 쏟아 놓는 결과물들은 사실상 대중들에게 의아함과 질문과 돌발, 그리고상상력 도출을 요구하고 있게 마련이어서, 이해하려는 접근태도는 충돌, 아니 배신감으로 되받기 딱 안성맞춤인 것이다.

미술가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작품들을 이해하길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창작물들이 새롭고, 황당하고, 신세계이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새,롭,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대중들의 당혹감을 보면서 만족과 성공을 자신하는 예술가들을 떠올리기 바란다.

여하튼 그림읽기가 선풍을 하면서 혹시나 기대에 부푼 대중들의 전시장 발걸음은 늘었고, 온갖 매스미디어는 ‘읽기 오디션’ 마냥 저마다 그림읽기를 담아냈다.

그렇게 미술이 지면과 화면의 비중을 늘려가면서 미술의 관심을 증폭시키게 된 결정타는 바로 2000년 중반 강타한 <옥션! >

‘그림 콜렉션’의 우아한 이름으로 퍼저간 그림 투자 열풍이었다.

일확천금이 생기기라도 하는 별따기 뉴스가 늘면서 대중들은 지금 그림을 안사면 패배자가 될듯 불안함을 덮기 위해 뭐라도 사기에 혈안이 되었고, 미술 시장의 뜨거움은 찜질방열풍을 연상시켰다.

그림읽기 요청으로 다가오던 이들은 서서히 그림추천 요청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무엇이든 사려고 안달하는 모습들이 미술시장의 온도를 데워가고 있었다.

유행에 맞추어 선보인 홈쇼핑의 핫이슈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듯 미술계에 그처럼 가격과 유명세를 불문하고 팔려나간 적이 없었던 듯하다. 아마도 한국 미술사에서 이처럼 미술판매고를 올리는 시기는 한국 경제력 급성장과 세계적 예술가 속출이 가능한 미래의 시점이 될 것이다.( 물론 침체의 사유는 2008년 금융위기, 미술품 양도세 부과 비자금 수사 등으로 인한 구매 분위기위축등의 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눈치 빠르게 갤러리를 오픈하고 그림 팔기에 성황을 누리던 많은 곳들이 눈물의 고별파티를 해야만 했고, 상대적으로 미술계는 침체뉴스로 탈바꿈했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미술이 대중화된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한 집 한 그림 걸기 운동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만큼 인식은 자리매김했고, 원화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환경 속에 그림 한 점 필요성과 미술품 걸기실천은 자리매김한 듯하다.

2010년 전후, 이제 미술은 감상과 구매의 차원을 넘어서 소통과 체험의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벽과 전시장을 벗어나 도시는 미술로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했고, 권위적이던 공공미술은 놓이는 미술이 아닌 환경을 변화시키고 시민과 소통하는 친절한 미술로 변화하며 곳곳에 미술품이 놓이고 도시가 전시장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술이 비록 학교교과목에서 배제되었다 할지라도, 통합교육체제로의 전환 목표를 두는 교육환경은 반드시 미술교과목이 주역으로 되살아날 수 밖에 없으며, 체험학습이나, 외부할동, 여타의 많은 문화예술활동은 미술분야가 이제 당당히 대중과 소통하는 시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어린이들에게 전시장관람과 독후감강요의 시대는 벗어나기 시작했고, 전시들도 체험 중심의 오감활용 놀이과 교육이 합체되는 즐거운 체험학습으로 자리매기 하기 시작했다. 융복합 시대에 장르파괴는 더 이상 미술이 전시장용이라는 틀도 깨고 있는 것이다.

공연장 한 켠은 미술 체험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고, 일반 미술관람 전시장에서도 한 켠에서 한층 그림감상을 돕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며, 페스티벌과 축제 등의 현장에도, 리조트나 일반 관광지도 수시로 전시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벽화마을의 탄생과 더불어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제작이 아닌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고 또 어린이들, 노인들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참여방식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현상들은 전문가 전유물로서의 예술의 성역을 깨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들은 일상에서 미술을 체험해가고 있다.

거리, 골목, 건물, 휴양지, 축제장소에서 알게 모르게 미술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성이 대중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참여시키며 더불어 함께 완성시켜나가는 코드이기에. 미술 또한 이제 예술가의 전유물로서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읽히는 것이 아닌 관객이 그 미술을 통해 얻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체험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놀이며 즐거운 유희의 요소인 것만은 아니다.

사실상 이런 미술 체험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지향하는 바는 바로 미술을 통한 인간의 본성, 창의성을 자극하고 끄집어 내는데 미술이 동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우리가 미술을 감상해야했던 이유, 그것은 그 미술을 통해 그 예술가의 시각과 상상을 통해 나 혼자는 생각지 못했을 범주를 미술과 미술가를 통해 자극받고 사고를 확대해보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때로는 내가 묻어두었던 감성을, 혹은 아직 깨우지 못한 감성을.

그리고 우리가 구매하고 눈앞에 걸어두는 이유.

눈앞에, 일상에 담는 것이 바로 나를 움직이는 , 위로하고, 가꿔주고, 채워주고, 바꿔주는 동력이 되기 때문에,(실제로 나는 지금도 내가 영향받고 싶은 글이나 이미지들을 내가 가장 많이 생활하는 동선의 시선쪽에 걸어두고 부쳐놓는 습관이 있다. 그 시도가 결국 나를 내가 원해서 걸어놓은 그 글처럼, 그 이미지로 나를 움직여주고 이끌어주기에)

그리고 전문가 (큐레이터나 기획자)와 예술가들에 의해 마련된 미술 체험 프로그램은 그미술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적극적이고 확실하게 경험하게 해주는 기회로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다음 미술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향은 어떻게 발전할까?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전문가에게 도전하고 전문가 못지않는 전문가로 성장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

오디션의 열풍이 그 전조전이며, 단지 도전과 기회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결국 그것이 발판이 되어서 전문가가 속출하게 되는 것.

그래서 한 개인은 이제 자신이 졸업하고 전공한 분야, 혹은 직장을 통해 훈련된 전문성을 넘어서 또 다른 전문가로 성장하고 활동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것!

100세 인생이 몇 가지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 들의 예견은 이렇게 입증해가는 것이다.

내 비록 20대 미술전공을 하지 않았어도 가능한 또 하나의 삶으로 주어지게 될 것이며, 더구나 미술은 미술가가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무엇이 될지, 나를 찾고 나를 개발하고 자극하는 도구로서 의미를 가지기에 미술과 함께하는 삶은 나에게 도전과 발상과 자신감을 찾아주기에 강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 점점 더....




                             -------------경기도문화전당에서 발행하는  격월간지 <예술과 만남> 에 기고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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