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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11 21:36
종로는 보물섬
 글쓴이 : 한젬마
조회 : 1,206  
종로는 역사속 예술의 기록이 가득 담긴 살아 숨쉬는 보물섬이다.
 
예술가의 길이라는 것이 늘 도전과 창조를 앞세우다보니 자칫 과거의 것 고전과 전통에 대해 함부로 여기고 쉬이여기며 업신여기게 되는 경향도 있는 듯하다.
나또한 우리나라 작가보다는 해외작가를 상위인 듯여기고, 과거의 작가보다는 현대 작가를 보다 존경하고 우러르던 시기를 보냈다. 철이 들면서 결국 이 땅에 태어나 이 시대에 예술을 하는 이라면 결국 내가 넘어야 할 산이 무엇인지. 대체 내 뼛속부터 흐르고 있는 정체성과 한국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처절한 고민이 시작되면서. 이 땅의 선배 화가들의 흔적을 더듬어 그 다양한 한국의 예술성속에 면면히 흐르는 우리 것에 대한 호기심과 사명감 찾기를 시작했던 때가 있었다.
일명'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 프로젝트.
우리는 이 땅의 화가들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들이 토해낸 우리 미술 즉 우리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찾아 기록하며 공유하고자했던 것이다.
예술가들은 후일 고향으로 돌아갈지언정 평생을 곳곳을 옮기며 지내기 일쑤였기에 그 예술가를 추적한다는 것은 한반도 곳곳을 점찍는 일이었다.
그래서 화가들의 거처지점을 기록해 모아보니 한반도 전국 곳곳이 화가의 예술세계를 드러내고 읽어주는 보물창고였다.
한국의 대표화가 박수근은 한때 종로구 창신동에 오래 살았고 말년에는 동대문구의 전농동에서 살다 생을 마감했으며 , 그의 고향 양구에는 현재 박수근 화백의 미술관, 묘지, 공원, 박수근 그림 속 상징적 나무가 있는 기록장소로 박수근을 기념하는 대표 장소로 지역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불운하게 생을 마감했던 이중섭도 한때는 서울누상동에서 이중섭 평생 유일했던 미도파개인전 준비했었고, 현재 그의 미술관과 기념 거주지가 있는 서귀포는 거주기간은 짧았지만 생에 가장 행복하게 가족과 살았던 곳으로 기록되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고향 충남 예산엔 추사생가와 추사의 묘가 안치되어 있고, 제주 유배지는 추사적거지로 추사기념관이 있고, 한때 종로 통의동에 살았으며, 죽기전 과천의 주암동 경마장 뒤쪽에 위치한 과지초당터에 살았었다.
그런가 하면 또 한명의 대표 한국 근대화가 장욱진의 고향은 충남 연기군. 이곳에 생가와 기념 묘비가 있으며, 덕소, 명륜동, 수안보, 신갈 수차례 화실을 옮기며 지냈고 말년에 살았던 신갈의 작업실 겸 집은 현재 장욱진 미술재단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술관은 얼마전 남양주에 멋지게 개관하며 지역 발전와 이미지 고취에도 한몫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한명 한명이 저마다 이런 저런 사유로 여러 지역들을 거치며 그 예술혼을 숙성시키고 곳곳에 사연을 가득 담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예술가의 기록이 많은 곳을 꼽는다면 단연 조선의 수도 한양! 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이 아닌 강북, 종로일대로 꼽힌다.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서울은 신도시로 거듭 태어났고 게다가 강남은 강남스타일로 국제적인 타운으로 세계적인 명성까지 얻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인파들이 밀려왔을 때 주 방문지는 강북이며, 특히 종로구 일대를 헤매게 되는 이유는 명백하다.
“한국을 보여주기에.”
최근 들어 결국 서울 찾기. 회생, 재생, 특화, 정체성 회복이 화두가 되면서 종로가 그 주요 몫을 해내고 있다.
그 명분은 결국 과거의 산물이 남아 있기에. 찾아낼 구석, 복원시킬 근거의 자산이 있는 곳이기 떄문인 것이다.
과거 종로 터에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태어나고 거주하고 예술혼을 불살랐는지 기록을 더듬으니 뜨거웠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중섭이 살았던 집이 있던 곳이고 추사 김정희가 한때 머물던 곳이며, 청운동 경복고등학교 자리는 겸재 정선의 생가 터이며, 수송동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로 꼽히는 고희동의 고택이 있었고 안중식의 생가가 있었던 곳이며, 시인 이상의 고택이 있는 곳이다. 누하동은 한국의 야수파, 표현주의로 불리운 화가 구본웅와 이봉상의 자택이 있던 곳이고, 그중에서도 누하동 이상범의 청전화숙은 서울시가 문화재로 보존중이다.
그런가 하면 화가를 기념한 미술관과 관련 미술관이 종로에 가득하다.
부암동에 환기미술관, 팔판동 장우성 월전미술관, 옥인동에 박노수 미술관, 북촌 생활사 박물관, 혜화동 쇳대박물관, 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
어디 그뿐인가.
우리나라 대표화가들의 그림 속 주인공이었던 풍경은 여전히 우리와 시선을 같이한다.
종로 필운동의 필운대는 정선이 바위에서 놀면서 그림을 그리던 곳이고. 무악동 인왕산은 그 유명한 정선의 ‘인왕제색도’의 배경이며, 창덕궁 연경당은 신윤복의 그림 ‘청금상련’의 배경이었으며 , 삼청공원의 삼청각 또한 신육복 그림의 배경이 되어준 곳이며 ,안중식의 ‘탐원도소회지도’ 그림속 원각사 10층 석탑은 탑골공원에 있다.
사라졌지만 살리고픈 예술혼에 대한 후대들의 노력은 1995년 미술의 해 조직위원회에서 세운 표석으로 이어졌다. 비록 그 흔적은 사라졌지만 화가들의 예술혼을 기리는 기록적 작업으로 표석을 세운바 있다.종로에만도 여러 표석이 즐비하다. 추사 통의동 집터를 기념하는 표석, 박수근 화백이 죽기 전에 살았던 전농동 집터를 기념하는 현재는 전곡 초등학교내 표석. 한국 최초의 유화화가로 꼽히는 고희동 화백을 기념하는 옛 숙명여고자리 쌈지공원내 표석. 취화선 영화로도 잘알려진 천재화가 장승업의 표석은 성북 1동 사무소 앞에서 그 기억을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나에게 종로는 한국 대표 예술가들의 혼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섬을 이룬 보물창고와 같은 곳으로 각인되었다.
게다가 현재도 종로구 일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산재해있고 아트밸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종로구 평창동에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살고 있다. 결국 예술가의 혼과 맥은 이렇게 지금도 쌓여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종로를 뒤지면 한없이 열리고 보이고 찾아지는 보물이 가득한 곳. 나는 종로를 가면 가슴이 뛰고 보물찾기에 혼을 빼앗긴다.
 
 
---여성조선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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